본문 바로가기
홈가드닝

구별하는법을 알게된 히메몬스테라, 동글이와 실버메탈

by 애둘맘젠 2022. 11. 9.
반응형

 

저는 커피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몇 년 전 한 로스터리 카페에서 마셔본 드립 커피에 반해버려,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고, 커피의 향과 맛을 찾아내는 향미 평가사 자격증도 따는 등, 꾸준하게 커피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커피를 같이 배운 지인께서 카페를 오픈하는데 바쁜 점심시간에 도와달라고 제의가 들어와서 흔쾌히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학교와 유치원을 보내고 나면 바로 카페로 달려가서 향긋한 커피 향을 맡으면서 사장님(=지인)이 직접 볶은 원두를 가지고 이런저런 향과 맛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원두를 로스팅하고 난 직후에 마실 때와 그다음 날 마실 때 또 다른 향과 맛이 느껴집니다. 향과 맛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보니, 이제는 집에서도 꼭 드립으로 먹게 됩니다. 커피 한 잔을 내릴 때에도 적정 온도의 물과 적절한 시간, 적절한 양까지 공을 들여 맞춰 내렸을 때, 그리고 그 내린 커피를 들고 창가에 앉아 초록 초록한 식물들을 바라보며 즐기는 그 시간이야말로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1. 동글이 히메의 본명은 따로있다.

힘들게 구했던 기억이 있는 동글이 히메 몬스테라입니다. 저는 올해 4월경에 구매했었는데, 지금도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뿌리 조금과 갈라진 잎 한 장 달려있는 크기를 삼만 원 가까이 주고 구매했는데, 혹여나 제 손길에 죽어버리면 어쩌나 애지중지 지켜만 보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몇 달 만에 건강하게 잘 커준 히메 몬스테라를 보니, 제가 식물 가드닝에 소질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듭니다. 

우리가 히메 몬스테라라고 부르는 이 식물의 진짜 이름은 라피도 포라 테트라 스퍼 마(Rhaphidophora tetrasperma)입니다. 식물의 발견 초기에 테트라 스퍼 마는 몬스테라와 잎모양이 비슷해 미니 몬스테라 정도로 인식되었고, 여전히 그 이름으로 유통되고 그렇게 불리고 있습니다. 몬스테라와 같은 천남성과 덩굴성 식물이라 옆으로 퍼지지 않고 수직으로 올라가면서 자라기 때문에, 대형 종이 부담스럽다 하면 이 히메 몬스테라를 추천합니다. 지지대를 굳이 해주지 않아도 벽 쪽에 붙여놓으면 벽을 타고 위로 쭉쭉 뻗어나가는 식물로, 구글 이미지 등 검색해 보면 벽이 꺾어진 곳에 세워서 천장까지 타고 올라가는 사진도 많이 나옵니다. 네. 끝까지 뻗어나가 천장에 닿게 되면 그 옆 벽을 따라 옆으로도 쭉 뻗어나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지지대를 세워서 키우고 있는데, 사진에서처럼 지지대 끝까지 닿았네요. 더 긴 지지대로 바꿔줄지 아니면 이대로 놔둬서 알아서 벽을 타고 올라가게 둘지, 조금 잘라내서 번식을 시킬지 고민 중입니다. 햇볕이 들지 않는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몬스테라이니 너무 어두운 곳에만 두지 마세요. 저는 햇볕이 드는 쪽에 두고 있고, 그런 곳에 두길 권합니다. 햇볕을 쬐면서 광합성을 해야 사람이든 식물이든 튼튼하고 건강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건조에도 강해서 물 주는 타이밍을 놓쳤다 하더라도 생각났을 때 바로 흠뻑 주면 잎은 살짝 쳐질 수는 있겠지만 생장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어떤 식물이든 과습에는 약합니다. 물기가 너무 많이 뿌리가 썩어버리는 것이 과습인데, 흙이 대부분 말랐을 때에 물을 넉넉히 주고, 샤워기 같은 것으로 잎 부분도 꼼꼼히 씻어주면 먼지도 씻겨나가고 해충도 예방해 줍니다. 위로 한도 없이 뻗어나가는 히메 몬스테라를 바라보면 키는 큰데 상대적으로 화분이 작다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대형종 몬스테라의 뿌리만큼 엄청나게 많이 자라나서 화분을 뚫고 나오지 않는 이상은 분갈이는 굳이 필요 없습니다. 더 잘 크라고 큰 화분에 분갈이를 하게 되면, 그만큼 흙이 많이 들어가고, 물을 주게 되면 많은 흙이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것이 되겠죠. 그러면 물을 많이 머금고 있는 만큼 물기가 마르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과습에 올 확률이 커집니다. 화분은 무조건 작은 것이 좋습니다. 히메 몬스테라도 일반 몬스테라와 같이 줄기 마디마다 기근이 나옵니다. 기근을 포함한 마디마디 잘라서 흙에 파묻어 주거나 물에 꽂아두면 뿌리가 나와서 번식이 가능합니다. 히메 몬스테라 부자가 되는 방법입니다.

 

 

 

 

 

 


2. 은색 빛이 감돌아서 실버 메탈? 시간 지나면 똑같다

풍성함을 자랑하는 저희 집 히메 몬스테라 실버 메탈입니다.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히메 몬스테라는 이 실버 메탈이라고 이름이 지어진 식물입니다. 이 식물은 친구가 한 줄기를 잘라서 저에게 준 것을 이만큼 키웠습니다. 처음엔 두 개 정도의 잎이 달린 줄기였는데( 아마도 친구는 제일 꼭대기에 있는 줄기를 자른 것을 저에게 준 것 같음) 물에 꽂아서 뿌리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화분에 심어서 키우기 시작했지요. 지지를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집에 쓰지 않던 긴 요리용 나무젓가락을 꽂아서 키우다가 그 젓가락 키를 넘어서자 과감하게 마디마디 잘라서 물에 꽂아서 뿌리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물에 꽂아둔 게 죽어도 모체가 남아있으니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두었는데 하나도 물러 죽지 않고 뿌리를 잘 내려서 큰 화분에 기존에 있던 줄기와 물에 꽂아놓은 뿌리가 내린 줄기를 다 같이 심어버렸습니다. 합쳐서 5줄기입니다. 그리고 얇은 지지대로는 힘들 것 같아 집에 있던 플라스틱 망을 넓고 둥그렇게 만들어 꽂아두니 지지할 수 있는 곳이 넉넉했는지 한 줄 기도 낙오 없이 튼튼히 잘 타고 올랐었는데, 한 줄기가 너무 많이 자라나 저 지지대 너머로 고개를 내밀길래 수직으로 올라가던 줄기들을 원형으로 돌리면서 감아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여기저기 뻗어 난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풍성해 보이면서 한그루의 나무처럼 보이지 않나요?  저렇게 새 잎이 돋아나는 부분은 조금 더 자라게 둔 후, 조금씩 동그랗게 감으면서 고정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줄기에 최대한 손상을 주지 않게 조금씩 움직여 고정해주니 실버 메탈들도 힘들어하지 않고 무던하게 크고 있어요. 

 

윗 사진에 있는 동글이 히메와 다른 점 알아보시겠어요?  동글이 히메는 줄기에서 시작되는 잎 부분이 하트모양처럼 동그랗게 시작되고 전체적인 모양도 동그라미에 가깝고 잎 크기도 훨씬 크지만, 일반 히메는 줄기에서 시작되는 잎부분이 타원형으로 시작되고 전체적인 모양도 타원형으로 길게 둥글고 끝이 뾰족하며 크기는 작은 편입니다. 초록색에 은은하게 은색 빛이 감돈다고 해서 실버 메탈이라고 이름이 지어졌는데, 저희집 실버메탈은 자랄수록 일반 초록색과 다름없음을 보여줍니다. 아마 갓 잎이 생겨났을때의 색상이 그런 색으로 보여서 그렇게 이름이 불리는것 같아요. 윗쪽에 있는 동글이 히메와 비교해보면 이 실버메탈이 초록색이 덜 진하다 정도로 느껴집니다. 여러 잎 중에 몇몇은 동글이 히메처럼 동그랗기도 하고 진한 초록색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3. 글을 마치며

손바닥 정도로 잎이 크고 줄기에서 시작하는 잎모양이 원형이다 = 동글이 히메

크기가 크지 않고 줄기에서 시작하는 잎모양이 타원형에 끝이 뾰족하다 = 일반 히메 실버 메탈

굳이 이렇게 비교를 하지 않아도 히메 몬스테라는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 방법을 아는 식물인 것 같습니다. 모양도 이쁘고 생명력도 강해 손이 많이 가지 않아도 알아서 잘 크니 말입니다. 맛있는 차 한잔 하면서 히메 몬스테라들을 말없이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흐뭇한 미소가 번질 겁니다.

반응형

댓글